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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0/20 00:00:00  서영석




첫 눈이 그리워지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중견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뛰어난 수작 / 서영석


 



[인터뷰365 서영석]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맑고 투명하고 눈부시다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정통연극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이다. 원작의 탄탄함과 오밀조밀한 연출의 앙상블은 객석을 메운 관객들에게 눈물과 함께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만화가 강풀의 원작을 오은희 각색, 위성신 연출로 아리스토텔레스적 예술, 카타르시스(예술의 목적은 감정의 순화)를 충실하게 표출했다.

우리는 흔히 어떤 상황을 연극적이라 한다. 그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연극적이라 함은 대사의 압축과 상징성, 성격과 상황의 대비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공연은 그러한 연극적 요소들을 거의 충족시켜주고 있다.

김만석 영감의 방방 뜨는 연기에 비해 주차관리인인 장군봉 영감은 차분하게 극의 공간을 메우고 송이쁜의 얌전한 연기에 비해 치매 할머니 역은 밝고 건강하게 극을 리드한다. 이러한 배우들의 대비적 앙상블은 극의 짜임새와 맞물려 시종 관객들의 시선을 무대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이 공연에서 압권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단연 대사, ‘여행’과 장군봉 영감의 방문에 테이프를 붙이는 상징적 연기라 할 수 있다. 공원에 소풍을 가서 함께 시간을 즐기다 장군봉은 김만석에게 부인과 여행을 간다고 쪽지를 전한다. 그 여행은 천국으로의 여행은 의미하며 그 압축된 대사를 테이프 붙이는 상징으로 연결시켜 관객들의 전율과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이 공연을 보고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아마 정상인이 아닐 것이다.



다만 극장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연출의 디테일이 ‘옥의 티’로 남았다. 배우들이 무대의 전면에서, 특히 앉아서 연기를 할 때 뒤쪽에 앉은 관객들은 배우의 연기를 보기위해 이리저리 기웃거리거나 거의 서서 볼 정도였다.

또 치매에 대한 적극적 고찰이 아쉬웠다. 극중 치매를 앓는 부인과 함께 사는 장군봉노인은 주차장의 관리인인데, 대사에 그가 책을 읽는 척 잠을 잔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치매를 앓는 부인 때문에 그가 집에서 잠을 자지 못한다는 배경 설명이 빠져 있어 자칫 그를 불성실한 인간으로 보이게 할 우려가 있다. 덧붙여 치매에 대한 심층적 고찰이 부족해 그들이 동반자살 하는 동기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치매로 고통 받는 주위 사람들의 고통을 리얼하게 표출했다면, 그들의 자살에 대한 타당성을 확실하게 부각시킬 수 있었을 것이며 아울러 치매에 대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으리라.

이러한 아쉬움은 있지만 원작의 진미(眞味)인지 각색의 성공인지, 공연 수준은 훌륭했다. 한 가지,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론 낮 공연의 시간을 조정했으면 싶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나섰을 때 너무 밝은 가을 햇살이 공연의 감동을 순식간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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