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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1/29 00:00:00  홍경희




[옛날광고] ‘나전칠기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아늑하고 품위있는 한국의 멋 / 홍경희


 

 



[인터뷰365 홍경희] 몇 해 전 홍콩배우 곽부성이 LG전자에서 제작한 ‘황금폰’을 5백여만원에 낙찰 받았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손사래 칠 가격이지만, 최근 할리우드 스타와 중동 부호들을 중심으로 수천만원대 보석수제폰도 심심찮게 거래된다고 하니 차라리 곽부성은 검소해(?) 보이기까지 하다. 조그만 휴대폰에 이렇듯 어마어마한 가격이 매겨질 수 있는 데에는, 치장된 보석 자체의 값어치를 넘어 여타 휴대폰의 천편일률적 디자인과 구분되는 특별함이 작용한다.

굳이 초고가폰의 사례까지 살펴볼 필요도 없다. 국내업체들 사이에서는 이미 휴대폰에 고유의 정체성을 불어넣으려는 마케팅경쟁이 치열하다.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고려해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연계하는 것이 대표적인데, 서태지폰 김태희폰 이효리폰 권상우폰 장윤정폰 등이 그렇다. 심지어 아이스크림폰 초콜릿폰 딸기폰 바나나폰 오렌지폰 등 음식까지 동원된다.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통용되던 기존 모델명만으로는 휴대폰의 개성을 드러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음이 틀림없다.


1979년 출시된 ‘나전칠기 전화기’ 광고를 보자. 전화기의 은은하고 우아한 질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90년대 중반쯤 이 광고를 봤더라면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을 법도 하지만, 통신기기가 넘쳐나는 지금에 이르러 보면 이만큼 개성 있는 디자인이 없어 보인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달렸을 현대문명에 선조의 혼이 살아 숨쉬는 전통 문양을 접목한 시도가 획기적이다.

우리나라의 나전칠기 제작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타고난 손재주에 장인의 땀방울이 더해져 예술로 승화된 것이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준 선물도 나전칠기 제품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휴대폰에 응용해보면 어떨까. 세계를 강타할 ‘작품’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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