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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3/17 00:00:00  안정숙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힌두왕국
세계의 지붕 네팔 기행 ⑩ / 안정숙




[인터뷰365 안정숙] 하나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고 하지만 열 가지를 보고 하나도 모를 수 있다. 주마간산 격으로 본 네팔이라는 나라가 그렇다. 잠시 동안 체류하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보았다 해도 네팔이 어떤 나라라고 말하는 것은 경솔하다는 생각이다. 네팔에는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마차가 아직도 운반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되는가 하면 카트만두는 물론 시골에까지 첨단제품을 선전하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간판까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인프라 구축이 취약한 네팔은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제한송전을 하는 탓에 전기마저 마음 놓고 쓸 수 없을 뿐더러 도로와 대중교통도 변변치 않는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먹고 살만한 나라에서 온 배부른 여행객들이 겪는 사치스런 불편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고 해도 정작 네팔 인들은 이렇다 할 불평불만 없이 그들만의 독특하고 소박한 삶을 조화롭고 건강하게 꾸려가기 때문이다.



빈부격차가 심한 혼란스러운 카트만두 시내를 벗어나면 평화로운 농촌의 정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겨울이지만 도처에 유채꽃이 만발한 모습은 어디를 가든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복은 길에서부터 들어온다는 믿음 때문인지 모든 주택은 창문과 출입문이 도로를 향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집집마다 아궁이는 집 밖으로 개방되어 있고 부뚜막이 낮은 것만 다를 뿐 우리의 재래식 아궁이와 다를 게 없다.



힌두왕국답게 그들의 신앙심은 한마디로 놀랍다. 참배객들로 붐비는 사원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길가의 나무와 화초까지 경배의 대상으로 섬기며 치성을 드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번잡한 인도 위에 돌멩이로 쌓아 만든 작은 신전이 통행을 방해하는 데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일이 없다. 힌두 사상에 근거한 네팔 인들의 신심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카트만두 시내의 교통수단이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대부분이지만 중소도시와 농촌에서는 여기에 더해 삼륜차와 마차까지 심심찮게 눈에 띈다. 더러는 코끼리나 낙타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이국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힌두 신을 상징하는 각양각색의 형상으로 외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트럭이 네팔 전역을 활기차게 다니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낯익은 달리아와 맨드라미를 비롯해 가로수 크기로 자라는 포인세티아 같은 화초가 이방인을 반기는 거리에는 분주하게 오가는 차량들과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낮잠을 청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겹기까지 하다.



네팔의 과일 중에는 귤 맛이 최고이다. 값도 싸거니와 당도가 높아 입맛을 잃은 우리 일행은 여행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먹었다. 식당이나 노점상들이 외국인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일도 없다. 손님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저 유유자적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을 뿐이다. 즉석에서 구워낸 밀가루 전병인 ‘짜빠띠’의 담백한 맛은 입맛을 돋우어 주기도 한다.



신분이 낮아 가난이 대물림되고 교육의 기회마저도 쉽게 가질 수 없어 어린 나이에 직업전선에 뛰어든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거리에서 솜사탕을 팔거나 하는 것이 그런 것들이다. 성인들은 성인들대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꼭두새벽 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하루 2천 장의 벽돌을 손으로 찍어낸다는 근로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마저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지난날이 그랬던 것처럼 어렵고 힘든 일도 어쩌면 당연하다는 듯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어두운 표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힌두 신을 받드는 그들은 이승의 삶은 영원한 해탈로 가는 일종의 고행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자신의 종교에 의지하며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이 풍요로운 물질적 삶보다 행복지수를 높게 한다는 말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엿보게 한다.



이번 네팔 여행은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고교생들이 주축이 된 기독교 단기 봉사단의 일원으로 함께 한 제한된 일정이라 깊이 있는 체험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소중한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간직한 네팔을 다녀온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다시는 가지 않겠다는 사람과 다시 또 가겠다는 사람이 그것이다. 내 경우는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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