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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02/13 11:48:24  석광인




‘웃어버려’ 부르고 활짝 웃는 가수 김국환
“17년만에 스승 김희갑 선생의 곡을 노래했어요”


 

【인터뷰365 석광인】구직난과 실연 때문에 가슴에 뚫린 구멍으로 찬바람을 맞는 청춘들을 효율적으로 위로하는 가요가 등장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견 가수 김국환이 부른 경쾌한 디스코 리듬의 곡 ‘웃어버려’가 바로 문제의 곡.
“배고픈 것 배 아픈 것 내가 다 안다/뱁새다리 짱 나는 것도 안다/집 없어 불날 일 없다 하면서도/그냥 억울한 날들이 있지//손닿지 않는 포도는 시어빠진 포도야/예쁜 여잔 다 고친 거야/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는 한 성질 할 거야/웃어 버려 웃어 버려 부러우면 지는 거야/그까짓 것 원하지 마….”
아픈 청춘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이 노래는 지난 1992년 김국환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그의 스승인 작곡가 김희갑 양인자 부부의 작품. 작사가 양인자 선생의 가려운 데를 콕 짚어 긁어주고 아픈 데를 어루만지는 가사가 듣는 사람들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김국환이 자신의 스승 김희갑 선생의 곡을 취입한 것은 무려 17년 만의 일이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음악적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당장 방송가에서 반응이 좋은 ‘웃어버려’ 외에 이제 더 이상 신곡 녹음을 하지 않아도 여한이 없다고 할 만큼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곡들을 무려 세 곡이나 더 불렀기 때문이다.
양인자 선생이 종합병원 대기실에 앉아 사람을 기다리다 느낀 상념을 가사로 옮겼다는 ‘내 인생 후회는 없지만’을 비롯해 루게릭병을 앓다가 48세로 요절한 사진작가 김영갑씨의 이야기를 담은 제주 향토시인 이청리의 시에 곡을 붙인 ‘그 섬에 고운 님이 있었네’, 이어도연구회의 기획으로 제작한 ‘이어도가 답하기를’(양인자 작사) 등이 김희갑 선생이 작곡하고 김국환이 노래한 신곡들이다.
“김 선생님이 특별히 내 음역과 창법에 꼭 맞춰 만들어주신 것 같아 그 어느 때보다 더 신경을 썼습니다. 제 노래에 스스로 만족스럽기도 하구요. 레코딩에 앞서 연습하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특히 첫 연습 때 김 선생님과 기타리스트 김광석씨의 기타와 이효인씨라는 여성 피아니스트의 반주로 ‘내 인생 후회는 없지만’을 노래하는 순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내 인생 후회는 없지만’은 일생일대 최고의 곡”


일생일대 최고의 곡을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율을 느끼기도 했다는 김국환의 설명이다. 그 만큼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자신의 노래에 만족한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가을햇살 창가에 떨어집니다/세월이 지고 있어요/꿈 많았던 나의 인생 여기까지 왔어요/안개 속을 헤매 다닌 젊은 날의 방황이여/내 인생 후회는 없지만 바람이 차갑구나//나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라 늦지 않게 돌아가리라/내 인생은 어디 갔나 내 청춘은 어디 갔나/뒤돌아보지 않겠네 그리워하지 않겠네/내 인생 후회는 없지만 바람이 차갑구나….”
황혼의 비장미가 느껴지는 클래시컬한 분위기의 발라드. 후렴부에서 고음으로 진지하게 부르는 김국환의 미성이 매력적인 곡이다.
이청리 시인의 가사에 곡을 붙인 ‘그 섬에 고운 님이 있었네’는 제주도에서 특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년 동안 오로지 한라산의 사진만 찍었다는 김영갑 사진작가의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이다. 클래시컬한 분위기에 한이 담긴 듯한 김국환의 창법과 여성 합창단의 코러스가 매혹적이다.
별도로 제작된 음반 수록곡이긴 하지만 ‘이어도가 답하기를’ 역시 제주도와 연관된 곡이다. 이어도를 “한라산이 열리면서 바다 속에 숨겨놓은 연인”이며 “4미터 물 속 아래 숨바꼭질하는 그대”라는 가사의 표현이 절묘하다. 노래의 도입부와 간주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매력적인 후렴구 ‘무사마시’는 “왜 그러세요?”라는 제주도의 방언이라고 한다.


김국환은 ‘타타타’ 등 김희갑 작곡가의 곡으로 90년대에 큰 인기를 누렸다.


김국환은 1992년 ‘탸타타’에 이어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를 히트시키며 인기를 누렸다. 95년에는 ‘아빠와 함께 뚜비뚜바’를 히트시켰고, ‘옛사랑’ ‘아버지’ 등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 모두 김희갑 선생의 곡들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방송가에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밤무대에는 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타타타’가 최고의 히트곡이었지만 야간업소 무대에는 맞지 않는 곡이어서 오라는 업소가 없었다. 인기 가수라면 꾸준하게 밤무대에 나가야 돈을 만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수입이 별로 없었다.
밤무대에 서려면 트로트 히트곡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가 부른 김희갑 선생 작곡의 곡들 중에는 트로트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타타타’ 이전에 인기를 누린 ‘은하철도 999’ 등 만화영화 주제가들을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선배가수 현철 등도 밤무대에 서려면 트로트를 불러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이었다. 결국 김희갑 선생에게 트로트 곡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다. 몇 달 동안 조르다보니 노래 한 곡이 나왔다. ‘대박’이란 곡이었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대박 터질 날이 오겠지/오픈카에 사랑 싣고 카리브 연안에 여행을 떠나야지”라는 내용의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었다. 리듬이 세 번이나 바뀌는 민요 비슷한 트로트였는데 제목처럼 대박이 터질 것만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허나 웬걸. 편곡가 김용년씨에게 편곡을 맡겼더니 고개를 흔들며 거절했다.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건 대중가요가 아니다”며 편곡을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15년간 다른 작곡가들의 트로트를 노래하다 돌아온 탕아?


결국 대망의 트로트 ‘대박’은 취입하질 못했다. 아니, 이후 십수년 동안 김희갑 선생을 찾아뵙질 못했다. 다른 작곡가들이 만든 트로트를 계속 취입했기 때문이다.
김국환은 1998년 방송국에서 우연히 만난 작곡가 박성훈씨의 제안을 받았다. 자신이 만든 신곡이 있는데 반주는 이미 완성된 상태라며 자신의 차에서 들어보자고 했다. 보사노바의 리듬의 ‘바람같은 사람’(장경수 작사 박성훈 작곡)이었다. 편곡도 단순한 트로트여서 취입키로 했다.
‘바람같은 사람’은 광주 등 지방에서 반응이 좋았다. 특히 할머니들이 좋아해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이산가족 상봉 때 어울리는 곡이었다. 밤무대에서 노래하기에도 좋았다. 스탠드바가 유행하던 마지막 시절이어서 밤무대에 나가서 마음껏 노래했다.
밤무대에서는 이 무렵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편곡해 만든 ‘옛가요 메들리’도 함께 불러 인기를 누렸다. 이 메들리는 ‘꿈에 본 내고향’ ‘청춘고백’ ‘울고 넘는 박달재’ ‘홍도야 우지마라’로 구성됐는데 KBS의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에 나가 불러도 반응이 좋았다.
김국환은 이후 2002년 ‘숙향아’(남석현 작사 작곡), 2004년 ‘사랑의 기도’와 ‘유리부인’(김동찬 작사 원희명 작곡), 2005년 ‘주사위’(이호섭 작사 작곡), 2007년 ‘인생은 직진이야’(권현미 작사 박성훈 작곡) 등 다른 작곡가들의 곡을 연이어 취입했다.
그러나 트로트를 취입했다고 그의 생각처럼 큰돈을 벌진 못했다. 2000년대로 넘어서며 나이트클럽 등 가수들을 무대에 세우는 야간업소들이 거의 모두 문을 닫아 트로트 가수들도 설 무대가 현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김국환이 김희갑 선생을 다시 만난 것은 2011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갈라쇼 입장권을 구해 김희갑 양인자 선생 부부를 초청한 것. 갈라 쇼가 끝나고 이어진 술자리에서 김희갑 선생은 “국환이가 좋아하는 트로트 곡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문제의 ‘웃어버려’를 비롯한 일련의 신곡들이었다.
김희갑 선생은 외도하다 돌아온 김국환을 별로 나무라지 않았다. 다만 그가 부른 ‘유리부인’을 지적하며 “가정의 행복을 노래하는 가수가 불륜을 내용으로 하는 노래를 불러서 쓰겠느냐?”고 했다. 지난 2011년 경기도 판교로 이사한 김국환은 매일 아침 아파트 뒷산에 오르며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하고 노래 연습도 한다.
“색소폰 연주가 강승룡 선생 등 여러 분들이 ‘너 노래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해주세요. 예전에는 고음의 곡들을 계속 노래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엔 고음의 곡들도 편하게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담배도 끊고 매일 뒷동산에 올라 운동한 게 큰 도움이 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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