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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03/13 18:11:06  유이청




[인터뷰] 25년간 9천편 영화 찍은 ‘음악캠프’ DJ 배철수


'음악캠프'를 25년 동안 지켜온 장수DJ 배철수. 사진=MBC

 

【인터뷰365 유이청】매일 저녁 6시면 들리는 시그널 뮤직 ‘새티스팩션’을 시작으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음악캠프)는 문을 연다. ‘삼시 세끼’에 출연하고 있는 유해진이 만재도에서 채널을 맞추려 애쓴 그 방송이다.


‘음악캠프’가 오는 19일로 방송 25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가 12일에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장수DJ 배철수(62)를 비롯해 담당 정찬형 PD, 김경옥 작가 등이 참석했다.


정찬형 PD의 설명에 따르면 ‘음악캠프’의 25년은 영화 9천 편 길이와 맞먹는다. "매일 2시간 동안 진행되니 영화 한 편 길이와 대충 맞먹는다. 오늘까지 9125회이니 9125편의 영화를 실시간으로 찍은 셈이다.“


9125편의 영화의 첫 프레임이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1990년이다. 그해 3월 19일 그룹 송골매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 배철수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DJ로 입문했다.


배철수는 “막상 DJ를 해보니 나와 잘 맞았고, 음악을 하는 것보다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그래서 과감히 음악을 접고 방송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초반에 그는 ‘방송과 맞지 않는 진행자’였다. 무뚝뚝하다 못해 딱딱 끊기는 말투는 이전까지 라디오 DJ들의 톤과 너무 달랐다. 그래서 “배철수가 과연 6개월, 1년을 넘길지 내기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고 배철수는 웃으며 말한다.


내기를 걸었던 시청자들을 보기좋게 패하게 하고, 배철수는 25년 동안 이 ‘음악캠프’의 터줏대감으로 건재했다. 성실하고 세심한 성격이 그에게 그 오랜 시간 개근상을 받게 했다.


25년 동안 방송사고는 없었냐는 질문에 “실수는 많았지만 방송사고는 딱 한 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방송 10년째쯤, 박수현 PD와 일하던 시절이었다. 나는 스튜디오에서 음악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고, PD는 섭외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여섯시가 된 거다. 둘다 시간이 그렇게 된 걸 몰랐다. 밖에서 엔지니어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손짓을 하길래 시계를 보니 정확하게 15초 정도가 지났더라. 서둘러 CD를 틀어야지 하는데 아무것도 걸린 것이 없었다. 심지어 오프닝 음악도 안 걸려 있었다.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 25초 정도 아무것도 안 나간 적이 있었다.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큰 방송 사고였다. 그 이후로는 방송 사고는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실수는 무지하게 많이 한다.”

 

배철수는 '음악캠프'에서 트는 곡의 99%는 자신이 아는 곡이라고 말한다.


배철수는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MBC 스튜디오에 나와서 그날 ‘음악캠프’에 나갈 곡들을 미리 들어본다. 지난 25년간 쭉 그래왔다. “지난 25년 간 100%는 아니겠지만 99%는 내가 아는 음악을 방송에 틀었다. 내가 모르는 음악을 ‘한번 들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소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내가 모르는 음악을 청취자에게 들으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다.”


이런 성실함이 하루 2시간씩 만 25년 총 1만8000시간, 국내 최장수 음악 프로그램의 DJ로 그를 있게 했다. 오프닝과 프로그램 중간에 ‘철수는 오늘’이라는 에세이 코너를 쓰는 김경옥 작가는 “변함이 없다. 그저 초창기와 비교해 달라졌다면 목소리가 바뀌었다는 것 정도다. 항상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는 그런 DJ다”고 배철수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청취자들의 성향이 변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배철수는 “청취자들도 나처럼 무지하게 지적한다. 철자가 틀렸네 어쩌네. 굉장히 까칠하고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시끄러워진다”며 웃었다.


최근 음악계를 점령한 아이돌 음악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면 아이돌 그룹의 음악들은 지나가다 듣기는 한다. EXID의 '위아래'는 화제가 되길래 봤다. 선정적이더라. 젊은 친구들이 듣는 음악과 책, 음악을 접근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직업적으로 듣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녀시대의 태연이나 씨스타의 효린 등 노래 잘하는 친구들을 좋아하지만 크게 감동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외국 나갈 때 직업란에 DJ라고 쓰는 그에게 '음악캠프'는 삶 자체다. 사진=MBC


그에게 얼마나 더 오래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지에 대해 물었다. 배철수는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와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그저 주어진 시간을 재밌게 보내자는 생각만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본심은 다른 듯, 혹시 그만두면 누구에게 DJ 자리를 물려주고 싶냐는 질문에 “내가 떠난다면 이 프로그램을 영구폐지 했으면 좋겠다. 훌륭한 운동선수들도 등번호를 영구결번하지 않나”라며 웃음 속에 진심을 슬쩍 담았다.


이어 그는 "‘음악캠프’를 그만두면 무엇을 할지 매일 생각한다. 여행도 가고 이것저것도 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계획만 세울 뿐이다. '음악캠프'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 연인이다. 내게서 이 프로그램을 떼어내면 과연 남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외국 나갈 때 직업란에 DJ라고 쓴다. 하지만 그에게 ‘음악캠프’ DJ는 직업이 아니라 삶 자체다. 그의 삶과 함께 ‘음악캠프’는 30주년을 향해 오늘도 ‘새티스팩션’으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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