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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1/02 12:16:14  육홍타




[인터뷰] 22년 최장기연재 무협소설 ‘쟁선계’의 이재일 작가


22년 동안 무협소설 '쟁선계'를 연재해온 이재일 작가. 사진=이재일

 

【인터뷰365 육홍타】2015년말, 한국무협소설계에 하나의 신기록이 세워졌다. 장장 22년간 계속되며 최장기연재의 기록을 세워온 이재일(49)의 <쟁선계>가 총21권 분량으로 마침내 완결된 것이다. 하이텔 무림동에 첫선을 보인 것이 1994년 10월 17일, 본편(전19권) 연재가 종료된 것이 2015년 9월 30일, ‘여쟁선’이라는 이름으로 시퀄을 다시 시작한 것이 10월 13일, ‘여쟁선’이 총 4편(전2권)으로 연재가 드디어 완전히 끝난 것이 2016년 12월 7일이니 만 22년하고도 두 달이 되는 셈이다. 20대에 시작한 쟁선계를 지천명을 앞두고서야 마무리하고, 이제 쟁선계 못지않게 해묵은 <서문반점> 연재 재개를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났다. (2015년 잡지 <디콘타임즈>를 위한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던 이야기들도 함께 전한다.)


문자 그대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셨으니 소감 한 마디...
외전 격인 <여쟁선>도 모두 마치고 기 출간된 책들에 대한 교열 작업도 끝내고 나니, 이제는 <쟁선계>가 내 집필 목록에서 완전히 빠져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원한 마음보다는 섭섭한 마음이 더 큰 것은 오랜 시간 붙들고 있던 정이 가볍지 않은 까닭 때문이겠지요. 이후 <쟁선계>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만큼 애착을 갖는 이야기는 다시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연재도 연재중단도 오래 했는데 책은 연재와 내용이 달라진 점이 있나요?
당연히 바뀌었죠. 연재 파일을 떼어다 붙인 적은 없으니까요.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 그래서 파일은 사람들이 안 봤으면 좋겠어요. 부끄럽기도 하고.

 

연재 도중 ‘작가의 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장면 다섯 개가 있다고 했는데, 그 ‘원하는 장면’들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인가요?
맨 처음 이야기의 골격이 정해질 때부터 생각한 것입니다. 우선 석대원과 두 형제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 있고, 연벽제와 소철이 싸우는 대목, 석대원이 진금영을 죽이는 장면, 연벽제가 가장 위대한 싸움하는 것, 2차 곤륜지회 이렇게 다섯이죠.
연벽제와 소철이 싸우는 대목은 옛 5대고수와 다음 5대고수가 싸우는 유일한 장면으로, 강호의 세대가 바뀌는 장면입니다. 카메라 위치 등을 오래 생각해뒀는데 연재를 하다 보니 생각대로 잘 되지는 않았어요. 2차 곤륜지회는 모든 것이 1차 곤륜지회가 열린 그날 그 자리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카메라 위치까지 정해두었다면, 원하는 장면들이 이미지로 온 것인가요?
아니, 이야기로 왔습니다. 석대원이 처음 등장할 때 그 운명이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어요. 돌아와서 가족을 다시 만날 때 마음이 어떨까, 힘든 싸움 뒤에는 어떤 느낌일까... 이야기가 잡히면 그 주변환경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을 생각합니다.
 연벽제는 처음부터 적수가 없는 존재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구랑 싸워야 하나, 사람이 아닌 존재가 나와야 되고, 뭐 이런 식으로 연벽제의 싸움이 정해진 거죠.

 

제삼여의 후기에서 ‘제삼여를 쓰는 동안 줄곧 저를 괴롭혔던 시점의 문제(카메라 렌즈의 문제)...’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작가에게 카메라 렌즈란 시점입니다. 작가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연출가와 비슷합니다. 연출가가 카메라 렌즈를 이용해 어떤 장면을 찍듯, 작가도 인물 중 누군가에게 시점을 일치시켜 어떤 장면을 묘사, 혹은 해설합니다. 그러므로 그 인물은 해당 장면을 묘사, 해설하기 위해 가장 적당한 비중과 심리를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요. 제삼여 말미에서 바로 그 부분이 흔들렸습니다. 석대원이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상황을 주재하고 거기에 남황맹주가 호응하는데, 패륵과 양유현(서일)이라는 카메라 렌즈로 묘사, 해설하기 벅찬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연속하여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석대원과 남황맹주로 시점을 옮기면 사건들을 묘사, 해설하기는 쉽지만 제가 원하는 신비한 분위기는 사라져 버리고…… 한마디로 딜레마에 빠졌던 거지요. 그 대목을 다시 읽어 볼 때마다 어수선한 감을 받아서 눈살을 찌푸리곤 합니다.

 

외전은 원래부터 구상한 것인가요? 혹시 종결이 아쉬워서 추가한 건 아닌지?
종결이 아쉬워 추가한 게 맞습니다. 한운자의 우화등선 장면과 ‘부운쟁선계’라는 한시로 <쟁선계>를 마무리하려고 마음먹은 게 20년도 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뒤에 쓴 <여쟁선>이 사족이 될까 걱정되었습니다. ‘연의 꼬리……’ 운운한 <여쟁선>의 서문도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쟁선계의 몇몇 인물이 지나치게 주인공 위주로 편성되어 있음에 불만을 품고 작가를 비난하는 사태가 벌어져서 여쟁선이 구상되었다”고 했는데 이를 풀어서 설명해 주셨으면...
그들의 불만이라기보다는 제 미망이라고 해야겠지요. 다만 ‘제사여’에 등장하는 신진들의 얘기만큼은 꼭 써 보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모용풍이 정한 ‘후랑오준’이 누구인지 궁금해하시는 독자분들이 계시는 것 같던데, 네 명은 이야기 중에 등장했지만 나마저 한 명인 ‘남방신사(南方神士)’는 그냥 제 머릿속에서만 존재했다고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제사여’에 등장할 예정이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쟁선계>에서 좋아하는 인물이 있다면?
다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나와 비슷한 캐릭터가 좌응입니다. 남한테 싫은 소리 잘 못하고, 잘하는 것도 자랑하지 않고, 남 앞에 드러나고 싶지 않고... 써놓고 만족했던 장면이 11권에서 좌응이 마검법을 익힌 미치광이랑 싸우는 대목인데요. 정순하게 자기를 단련한 검객이 사악한 사람을 대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공을 들였습니다. <쟁선계> 싸움 장면 중 제일 좋아해요.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 뜻대로 잘 안 씌어져서 불만인 대목이 있습니까?
생각이 얼른 나지 않네요. 설마 내 글에 만족해서는 아닐 테고, 지나치게 많아 언제쯤부터인가 새기기를 포기했기 때문인 것 같군요. 음, 지금 읽어 보면 <쟁선계>의 1, 2권이 여전히 눈에 밟혀요. 이십대의 미숙한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고, 가시처럼 돋아 있는 과시욕이 유치하거든요. 고치겠다고 나서면,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또냐?”라며 조롱을 당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모색중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대체로 “또”입니다.
<쟁선계> 중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무망애에서 소멸한 ‘잠룡야 이악’과 ‘데바’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 점입니다. 제 구상 안에서 그들은 누구 못지않은 대종사였고, 그에 어울리는 최후를 맞이했어야 하는데, 이야기를 어서 끝내고 싶은 조바심 탓에 그런 면모를 전혀 드러내 주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몹시 미안합니다.

 

본편 끝부분에서 조화수 고월이라는 고수가 추가되고, 외전에서는 애혈 엽풍영과 상후 채윤이 새로 가담하는데, 이 인물들의 등장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월과 채윤과 애혈은 다음에 쓸 어떤 작품에 등장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고월과 채윤은 약간 기이한 사랑으로, 채윤과 애혈은 약간 기이한 우정으로, 고월과 애혈은 약간 기이한 경쟁심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들의 출연 자체가 스포일러라서 어떤 작품인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재일 작가는 '쟁선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자신과 비슷한 좌응을 꼽았다.

 

프리퀄도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왜 프리퀄을 생각하게 되었나요?
<쟁선계> 프리퀄은 <여쟁선>처럼 제 미망으로 인해 계획된 것인데, 지금으로선 쓸 계획이, 음, 계획이라기보다는 열의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만일 쓴다면 석무경의 천축 여행, 연벽제가 검왕으로 불리게 된 사연, 제갈휘와 서문숭의 첫 만남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영국의 팝 가수 로저 워터스(Roger Waters)의 <세 가지 소원(Three wishes)>이라는 곡 중 나오는 두 번째 소원은 ‘누군가 내가 곡을 쓰는 것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저도 누가 저 프리퀄들 대신 좀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쟁선계>에 영향을 미친 작품이 있나요?
김용의 <사조영웅전> 포맷이 <쟁선계> 골격을 구상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사조영웅전>은 화산논검에서 시작해서 화산논검서 끝나고, <쟁선계>는 전대5전에서 시작돼 현대5전으로 끝납니다. 장난삼아 올린 것을 벗어나서 이걸로 긴 이야기를 써보자 생각했을 때, ‘김용의 이야기를 용대운 방식으로 써보자’ 했지요. 깊이 있는 이야기에 한국무협적인 재미요소, 활극 반전 기연 등 내가 한국무협을 읽으며 느꼈던 재미들을 넣으려 했습니다.

 

‘쟁선계’라는 제목은 바둑용어에서 따온 것인가요?
아닙니다. 광고에서 따왔어요. 당시 어느 대기업에서 1등이 아니면 기억이 안 된다는 일등주의 광고를 냈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게 맞기도 해요. 다들 앞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나요. ‘쟁선계’라는 것이 어떤 상징성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강호라는 일반명사를 바꿔서 말한 것일 뿐이지요.

 

<쟁선계>에는 바둑 두는 장면도 나오는데. (그는 아마1급이다.)
바둑과 무협의 싸우는 부분은 크게 유사한 점이 있어요. 어떤 바둑은 격렬하고 어떤 바둑은 부드럽게 흥정하면서 대국하는데, 바둑에서 전투라는 건 흥정이 깨졌을 때 일어나는 또다른 흥정이거든요. 승부가 날 때까지 부드러운 흥정이든 격렬한 흥정이든 이뤄지게 됩니다.
 무협의 싸움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협에서의 어떤 대립 혹은 조화들이나, 지금 현대인이 사는 것이나 바둑에서의 그것들이 다 비슷해요. 바둑에 관한 걸 잘 살려서 쓸 수 있으면 무협적 소재로 충분히 쓸 만한 요소가 될 겁니다. 무술 모르는 독자들도 무협소설을 보듯이, 바둑 모르는 독자들도 바둑 부분 보고 그 판에 도는 분위기는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바둑 두는 것을 몇국 정도 써 봤습니다.

 

인터넷도 신통치 않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자료수집을 많이 하신 거 같은데.
93년에 대학(연대공대 토목과)을 졸업하고 <바둑신문>에 입사했는데, 기자로 반년간 일하다가 그만두고 거기 선배랑 편집사무소를 했었어요. 인문 교양 레저 등 책을 시리즈로, 아예 원고까지 만들어주는 일이었지요. 그 사무실이 동대문도서관 근처라 거기서 자료를 많이 찾았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쟁선계>는 신무협인가요?
우리끼리 그렇게 불렀으니까, 그렇게 레테르 붙여나갔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무협의 산실이었던 뫼나 드래곤북스를 거쳐 출간됐던 것들이 작품 내용으로 그렇게 구분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제 <쟁선계>에서 벗어나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 보죠. 왜 글을, 무협을 쓰십니까?
글은 그냥 어쩌다 쓰게 된 거예요.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왜 무협이냐면 무협작가밖에 될게 없었기 때문이구요. 그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했으니까. 첫 독자가 고1때 학교에서 버스 두 정거장 거리에 살던 친구였습니다. 내가 본 무협을 내 나름대로 개작해서 두 정거장 걸어가며 그 친구에게 얘기해 주곤 했지요. 거기서 나는 차 타고 집으로 오고.
나 스스로 만족했던 게, 그 당시 한국무협은 후반부가 약해서 질적 양적으로 빈약하게 끝나는 걸 내가 뒤를 심하게 고쳤어요. 표절은 아니었습니다. 원본을 보고 싶으면 뭐를 보라고 알려줬으니까.

 

무협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판타지를 좋아하는 것과 맥락을 함께 합니다. 바로 공상(空想)이라는 점. 그리고 내가 무협을 쓰는 매력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 속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공정이 흥미롭습니다. 괜찮은 장면, 인물, 혹은 관계를 만들어 낸 뒤에는 작으나마 보람도 느낍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의도한대로 잘 썼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타 작가들에 비해 워낙 과작인 까닭에 작품 내 장면으로 이야기하고 싶네요. 마음에 드는 것이라면, <쟁선계>에서 석대문과 석대원 형제가 재회하는 장면(만나서 다음 날 헤어지기까지)과 ‘마석산과 아이들’이 아옹다옹하는 장면들과 <리셋 지구>에서 주인공 조윤호가 집에 찾아온 이방인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생각나는군요.
 굳이 작품을 고르라면 흑삼객 양업이 등장하는 첫 번째 이야기인 <문지기>를 고르겠습니다. 가장 짧기 때문에 단점이 숨어 있을 여지도 가장 작지 않을까요?
 
단편 <문지기>가 가장 짧고,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는 거의 중편이고, 한권짜리인 <칠석야>도 무협치고는 짧은 편입니다. <묘왕동주>(전5권)에 대작인 <쟁선계>(전 21권)까지, 작품 숫자에 비해 분량의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길이에 따른 재미랄까, 차이 같은 것을 쓰는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무협은 기본적으로 서사라고 여기기 때문에 장편을 선호(어쩌면 저절로 길어지는 것일지도)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장편은 많은 중편과 단편의 조합이고, 그래서 중편과 단편의 호흡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내 경우, 로크미디어의 장르 앤솔러지로부터 청탁을 받아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와 <문지기>를 쓰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것을 훈련할 수 있었어요. 함축에 대해 고민하는 무협 작가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재일 작가는 무협의 매력에 대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 속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공정이 흥미롭다"고 말한다.

 

한국 무협작가들은 한국을 무대로 하거나 한국인이 주인공인 이른바 ‘한국무협’을 오랫동안 꿈꾸어왔습니다. <칠석야>에는 ‘김이’라는 조선인이, <묘왕동주>에는 개성 출신의 ‘박한’이 나옵니다. 무협에 한국인을 등장시키려는 초기 시도 중 손 꼽힐만한 사례들인데.
한국무협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쓴 것은 아닙니다. <철석야>는 무대가 만주라서, 그 공간에 어울리도록 만주족 한족 해동 세 민족이 나오게 설정하다보니 한국인이 나온 것일 뿐이지요.

박한도 그런 의도로 등장시킨 것이 아니에요. 한국인이 아니라 서양검객이라도 지장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니 박한이 바보 같아요. 자유여행으로 태국을 갔는데, 일주일쯤 있으니 태국어 좀 하더라구요. 박한은 반년씩 있으면서 그렇게 중국말을 못하나...

 

<묘왕동주>에 나오는 서문반점이 새 작품 제목이 되고, <칠석야>에 나왔던 번천칠절을 구사하는 비천장왕도 그 <서문반점>에 나옵니다. 세계관이 연결되는 것인가요?
세계관이 연결된 것은 아니고 맥거핀 같이 재미있으라고 넣은 것이에요. 내 작품 다 읽은 사람들은 알 테니까. 세계관에서 논리적인 걸 찾게 되면 거대한 서사가 되는데 그럴 능력은 없고... (히치콕이 창안했다는 맥거핀은 그 자체로는 별 의미가 없지만 관객이 영화에 집중하고 긴장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영화 <코만도>에서 <칠석야> 모티브를, <독수리 오형제>에서 <서문반점> 모티브를 따왔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렇습니다. 독자들이 알아챌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칠석야>의 주인공 만애청은 용대운실장님의 캐릭터에서 따온 거예요. 무정하고 남자답지만 속으로는 순정파인 마초.

 

SF인 <리셋 지구>도 썼는데.
아들(18)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이런 소재로 써보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굉장히 참신한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쓰고 난 다음에 보니까 별로 참신하지 않더라구요. 소품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컴퓨터 게임을 안 좋아해서 자료를 통해 수박 겉핥기로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약점이지요. 인터넷도 안 해서 댓글도 알아야 할 것은 아내나 편집자가 말해주거든요.

 

차기작인 <서문반점>은 2001년 5월에 시작된 작품인데요. 기존 연재분을 다 엎어버리고 새로 쓴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또, 그리하여 기존연재분과 어떤 차이가 있을 것인지?
낡은 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저는 그보다 나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가능한 한 가장 나은 글을 파는 것이 작가로서 도리라는 생각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몇 가지 특징들, 그리고 일부 사건들의 진행 방식은 살려서 보완할 계획입니다.


(신작 아닌 신작 <서문반점>을 기대하면서, 설마 이 작품이 <쟁선계>의 기록을 깨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 하는 기우가 슬며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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