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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9/09 00:16:29  정중헌




[리뷰]끝내 잡히지 않았던 연극 '미국아버지'


 
연극 '미국아버지' 포스터

【인터뷰365 정중헌 편집자문위원】미국 아버지여서 였을까. 아니면 내 감각 자체가 마비된 탓일까.

 

장우재 작 연출의 연극 '미국아버지'는 모처럼의 기대작이었다. 첫공연을 택했고, 나름 무대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연극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내용과 형식이 취향에 맞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컨디션 난조 때문일까. 분명 묵직한 주제를 다룬 심도있는 희곡이고, 연출도 섬세하고 배우들의 앙상블도 괜찮았는데 왜 난 시종 나른한 늪으로 빠져들기만 했을까.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테러, 전쟁,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 세계적 담론을 담아낸 흔치않은 창작극"(김윤철 예술감독)으로 2014년 초연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알카에다에게 아들을 참수당한 마이클 버그의 편지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작품은 희곡 뿐 아니라 공연으로도 평가받았다.

 

그런데 왜 내게는 감흥이 오지 않는가? 우선 초고를 탈고한 2004년의 상황과 지금의 국내외 정세에 큰 갭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작가가 절규한 "누가 그들을 죽였는가?"가 설득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북핵이 뜨거운 감자이다. 물론 작가는 작품을 매만져 분노와 용서라는 보편적 이야기로 펼쳐내려 했지만 너무 어렵고 무거운데다 특수한 남의 일로 여겨져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나 또는 우리는 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세계사적 사건들과 거대 감론들보다 더 현실적인 심각한 상황 아래서 애써 태연해하고,  실제 피부로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현실 아닌가. 북한 핵실험과 독재자가 언제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는 긴장 상황에서 알카에다에 의한 참수나 뉴욕 무역센터 테러를 통해 재현한 주인공의 고통은 너무 직설적이어서 오히려 생경해 보였다.

 

연극을 자주 접함에도 이 작품처럼 몰입되지 않고 테러와 전쟁과 자본주의에 대한 주인공의 분노와 외침이 날것처럼 고막을 치고 흩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것도 처음이다.

 

 

그 요인 중 하나는 연출방식에 있는건 아닐까. 작가 겸 연출은 빌(윤상화)이라는 인물을 원톱으로 내세워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풀어내고 극중극의 형식을 통해 내면까지도 투시하려 했지만, 객석에서 보면 빌에게 대사의 과부하가 걸려 불편하게 느껴졌다.

 

윤상화는 연기 잘하는 배우지만 시종 샤우팅으로 분노를 분출하는데다 희곡으로도 엄청난 분량의 대사를 혼자 하다보니 내용이 오롯이 전달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미세한 감정의 흐름은 묻혀버릴 수 밖에 없었다.

 

아들 윌 역을 맡은 김동규의 연기는 신선했고 대사 전달도 매끄러웠다. 대사 위주의 연극을 보완하기 위해 활용한 영상과 자막 처리도 너무 많으면 효과가 반감되고 만다.

 

장우재 작품의 사유와 깊이를 좋아하지만, '미국아버지'는 깊이 사유하지 않고 현실을 살아온  내게 어렵고 버거운 주제였다. 희곡을 정독하고 다시 보아야 그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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